어릴적 동네에서는 술래잡기가 인기였다
문화·예술·역사
김형섭
충신동
2023-10-18
어릴적 동네에서는 술래잡기가 인기였다.
골목길 호젓한 공터에서 자주 하곤 했다.
스물을 셀 동안 골목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숨곤 하였다. 그러다 어떤 아이는 너무 꼭꼭 숨어 버려
술래는 물론 아무도 찾지 못할 때도 있었다.

숨 죽여 숨어 있던 그 아이는 잠이 들곤 하였는데,
엄마가 아이 이름을 목청 높여 부르며 찾을 때까지
한 숨 늘어지게 자고는 눈 비비며 엄마 손에 이끌려 집으로 갔다.

언제부터인지 아이들의 숨바꼭질은 사라졌다.

잠실에 대형 아파트단지가 들어서고 강남이 개발되면서
구불구불한 골목도 좁다란 집 사이 공간도 없어서 버렸다.
더 이상 숨을 곳도 없고 잠들어 버릴 곳은 더더욱 없다.

구불어진 골목길을 걸으며 집들을 구경한다.
그리고 하늘을 본다.

길과 같은 크기, 같은 모양의 하늘이다.
그 하늘에 또 길과 닮은 전선들.

여긴 길이 하늘이고 하늘 모양이 땅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