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큐레이션] 도성 밖 서민들의 삶의 터전, 창신동을 찾아서
일상
이창수
창신동
2023-06-01
오랜 세월 서민들의 삶의 터전이 되어왔던 창신동,
대한민국 의류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이곳엔 골목골목 세월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반나절 다리 품 팔아 돌아보는 창신동 탐방기!

0. 03번 종점 '낙산삼거리'에서 출발. 우측으로 낙산공원을 두고 직진. 조금가다 '은행나무 어린이집'을 좌측에 두고 계속 가면 본격적인 여정 시작. 내리막길이라 수월하다.

1. 채석장 전망대
내리막길 초입, 좌측에 위치한 창신동, 숭인동 일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 한 때 문을 닫았으나 최근 재 오픈 소식이 들려 반갑다. 가볍게 차 한 잔 마시며 워밍업을 해도 좋을 듯

1_1 소규모 봉제공장
다시 내리막길로 가다 여러 갈래길이 나오면 좌측으로 '종로종합사회복지관'을 끼고 들어가보자. 가정집들 사이로 보이는 작은 봉제공장. 규모는 작지만 봉제 공정 싸이클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2. 건축학개론 촬영지
조금 더 들어가면 좌측 언덕 초입에 낯익은 작은 계단이 보이는데, 배우 조정석을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았던 영화 <건축학개론>의 촬영지. 이후로도 크고 작은 영화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단골 촬영지다.

3. 창신소통공작소
왔던 길을 되돌아 나와 다시 내리막길로 가다보면 우측으로 '무엇이든 예술이고 누구든지 예술가가 되는 공간, 창신소통공작소'를 만난다. 주민협의회 '씨앗'이 운영하는 이곳에선 손공작, 목공작, 봉제공작을 함께할 수 있다.

4. 돌산마을 조망점
창신소통공작소 아래쪽, 일제 강점기 이곳의 화강암을 캐내 조선총독부, 옛 서울시청, 옛 서울역 등을 지었다. 해방 후 폐쇄된 채석장에 하나 둘 사람들이 모여 지금의 마을을 이뤘다고 하는데, 세월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있다.

4-1 채석장 조망점
다시 올라 내리막길에 들어서면 창신소통공작소 건너편으로 또 다른 채석장 조망점이 나온다. 저 멀리 보이는 숭인동 일대 채석장 절개지. 그 위로 폐위된 단종을 애타게 그리워하며 올랐다던 동망봉과 동망정이 있다.

5. 산마루 놀이터
채석장 조망점 대각선 건너편, 이번엔 '골무'처럼 생긴 낯선 건물이 시야에 들어온다. 봉제산업의 메카인 창신동의 지역적 의미를 디자인에 반영한 창의적인 놀이터다. 꼭대기에 올라가면 동서남북 서울 일대 조망이 가능한 곳.

6. 회오리길
놀이터를 나와 더 내려가면 아주 가파르고 굽이굽이 나선형처럼 휘어 돌아가는 일명 '회오리길'을 만난다. 그냥 걸어내려가기도 힘든 이 길을 익숙한 듯 아무렇지 않게 오르내리는 오토바이와 자동차들이 신기하기만 할 뿐이다.

7. 창신동 봉제거리 박물관
회오리길을 다 내려와 큰 길을 만나면 좌측으로 내려가 창신종로약국을 끼고 우측으로 들어가 보자. 숨 가쁘게 돌아가는 '창신동 봉제 거리 박물관'을 볼 수 있다. 벽면을 유심히 살피며 걸으면 이곳의 24시간이 어렴픗이 느껴진다.

8. 김광석 집터
'창신동 봉제 거리 박물관'을 한 바퀴 돌아 '전태일 기념재단'이 보이면 좌측으로 쭉 올라가 보자. 창신동 시장 골목을 지나 당고개 길 마루에 올라서면 좌측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고 김광석 가수의 하숙집 터를 볼 수 있다.

9. 안양암
고갯마루에서 조금 더 내려오면 다시 좌측으로 도심 속 사찰 '안양암'을 만나게 된다. 한때 수많은 화승과 조각상들이 머물렀다고 하는데, 바위 위에 새긴 관음전 내 '마애관음보살 좌상'의 위용은 꼭 한 번 들여다보고 가자.

10. 백남준기념관
'안양암'을 나와 동묘앞역과 동대문역 사이 '백남준기념관'에 들러보자. 20세기 비디오 아트 창시자인 그가 성장기를 보냈던 생가 일대 한옥을 매입, 기념관으로 꾸민 이곳에서 작품 감상과 함께 여정을 마무리하면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