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광통교
일상
신용태
청계천
2023-07-06
청계천은 내가 틈나면 산책하는 곳으로 청계천을 가로지르는 여러 개의 다리가 있다. 모전교, 광통교, 수표교, 마전교 등 그중 광통교 아래를 지나가다 보면 벽에 화려한 무늬가 새겨져 있는 돌들을 볼 수 있다.

광통교는 태조 때 흙으로 축조되었다가 태종 때 돌로 다시 축조하게 되었고 축조 당시 신덕왕후 능을 이장하고 남아있던 무덤들을 가져다가 사용하였다고 한다.

태조 이성계의 계비이며 이성계의 다섯째 아들 이방원의 계모인 신덕왕후 강씨는 자신의 소생인 방석을 세자로 옹립하는 과정에서 이방원의 깊은 원한을 사게 되었다.

조는 왕후가 죽자 당대 최고 수준의 석물을 조성하도록 하였는데 매우 정교한 구름무늬와 당초무늬, 그리고 머리에 관을 쓴 신장상을 새긴 돌들은 당대 최고의 석공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 한다.

신덕왕후의 묘는 처음에는 지금의 정동에 있었는데 태종이 왕위에 오른 후 지금의 정릉으로 옮기게 되고 강 씨의 무덤 돌로 광통교 다리를 만들어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밟고 지나가도록 하였다. 그중 일부는 거꾸로 놓게 하였는데 이는 신덕왕후에게 원한을 가졌던 태종의 복수의 일환이라 전해지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조선왕조 500년간 광통교 다리 밑에 묻혀있던 돌들은 무사하여 현재 고려 말 조선 초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유물이 되어 빛을 발하게 되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내용을 알고 나니 산책 길에 한 번 더 눈길을 돌려 자세히 보는 습관이 생기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