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암동 세탁소
일상
이미숙
부암동
2023-06-06
부암동 주민센터를 이웃한 세탁소 건물이다.
바위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인왕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날개인 양 거느리고 있다. 그 골목을 사이에 두고 색다르게 변모하거나 혹은 아예 다시 지어진 건물들이 보인다.
그렇다 한들 두터운 시간을 온몸에 휘두르고 중앙에 떡하니 버틴 세탁소 건물을 뛰어넘지 못한다.
건물에 지붕이 없다 보니 잠시 모자를 한편에 벗어 두기라도 한 것 같고 이마에는 초여름 햇살과 지나가던 바람이 잠시 쉬고 있는 듯하다.
건물 중앙을 거의 차지한 간판은 훈장인 양 의기양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