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 추억의 거리
일상
정영림
삼청동,국립민속박물관
2023-05-18
국립민속박물관 내부 전시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와 70-80년대 추억의 거리를 재현한 야외전시장으로 이동했다. 60년대 출생한 내겐 나의 어린 시절, 청년 시절을 그대로 소환한 곳이었다. 요즘 친구들은 이런 느낌 잘 모를 텐데 ㅎ
'스타의 상실'에 들어가 그 시절 좀 촌스러운 듯한 옷을 입고 선글라스를 장착한 후 멤버 중 한 분과 함께 '써니' 영화의 장면을 떠올리며 불량스럽게, 멋진 포즈로~ 사진을 찍은 후, 흡족함에 한참을 웃었다.

'장수탕' 과 ' 약속다방'에서는 옛 목욕탕 구조와 물건들이 정감 있었고, 중학교 때 분식집 DJ에게 노고지리의 '찻잔'이라는 곡을 자주 신청했던 나의 중학생 시절이 엊그제처럼 다가왔다.
'근대 슈퍼'에서 옛날 분유, 하이타이, 미원, 크림빵들이 '현대 문구'에서 종이 인형놀이 등 나의 성장기의 물건들이 참 신기했고, 그래 나 이러고 놀았는데, 나 이거 참 맛나게 먹었는데... 이런 말들이 슬며시 연속해서 나왔다.
마지막으로 '북촌국민학교"에 들어갔다. 난 '대 불광국민학교'를 나왔다. 모두들 그때로 돌아가 의자에 앉았다. 교실 앞에는 대한민국 지도, 교훈, 시간표가 교실 뒤에는 학생들 크레용 그림, 물주전자와 우리 때는 각자가 신발주머니에 넣었었는데 이곳엔 뒤에 실내화 장에 실내화를 두었네... 겨울엔 석탄 난로 위에 스테인리스 도시락 쌓아 올려 데워 먹었는데... 그때 반찬 냄새가 요란했었지! ㅎ

그러고 보니 어느새 추억할 거리가 참 많아진 나이가 됐네. 세월에 삶의 형태도, 거리 모습도, 의식주 트렌드도 많이 바뀌었다. 내가 그걸 크게 인지하지 못했네.... 잊고 있었네.... 아마도 더 편리해지고 더 세련스러워져 그랬으리라.
하지만 불편했었어도 부족했어도 옛 시절의 정감은 지금도 흐뭇하고 소중하다